본문 바로가기

Book Story

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 - 움베르토 에코 [전2권] (열린책들, 2002) [2011.07.24~2011.09.17] /43



장미의 이름은 '수도원의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수도사(프란시스코 수사인 윌리엄)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히 탐정소설류로 치부하기엔 무척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있다.(꼭 그래서 다 읽기까지 두달 가까이 걸린건 아니다...--;;)
사상과 이념의 대립, 새로운 학문에 대한 도전, 요한묵시록의 예언들, 그리고 기호학자인 필자의 풍부한 기호학적 지식이
글의 곳곳에 녹아져 있어 풍부하고 깊이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저자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자인 동시에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볼로냐대학교의 교수다.
딱봐도 그래보인다.....



원작의 책표지와 비교해보니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책 표지가 더 의미심장하고 멋져보이네^^

재밋었다고 해야할지 황당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제목인 『장미의 이름』은 소설 맨 마지막이 되서야
아주아주 잠깐, 그러나 상당히 임팩트 있게 등장하며 소설의 핵심을 한방에 표현해 준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절대적인 진리(장미)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고 없어지고 이름만이 남는 형상이고 이미지일 뿐이다.
한때 호화찬란했던 수도원이었지만 작품의 마지막에 묘사된 모습은 폐허와 죽음의 형상이었다.
장미가 부귀·영화·영광·권위·세력을 의미한다면 이것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뜻인것 같다.


소설을 다 읽고나서 쟝-자끄 아노 Jean-Jacques Annaud 가 감독하고 숀 코네리와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열연한
영화 장미의 이름(Le Nom De La Rose / The Name Of The Rose,1986)을 구해서 다시 봤다.

언젠가 봤을텐데 원작을 읽고 다시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몇가지 무척 인상적인 것이 있었는데,

14세기 수도원을 재현한 배경이 무척 디테일하게 묘사되었고,  
처음 봤을때 당혹스럽기까지 했던 크리스챤 슬레이터의 부족한 속알머리(?).... 영화촬영 후 빡빡 깎아야만 했을듯...,
아주 독특한 살바토레 신부의 외모... 섬짓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동정심도 불러일으키는....,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19금 스러운 장면들...(크리스챤 슬레이터... 좀 쎄던데...),
왠지 해리포터의 기숙사 계단이 이 영화의 장서관 모습에서 따온게 아닐까 싶은 독특한 장서관의 모습,
마지막으로 좀 더 우울하고 처절한 원작 소설과는 다른 해피엔딩하고, 멜로드라마틱한 결말....


암튼 결론적으로 재밋다. 꼭 영화도 함께 보길 권장!!!